경주고등학교 야구부의 학교운동부 육성지원금(시 보조금) 불법 예산 전용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 동안 경주시의 지방보조금에 대한 회계감사가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경주시는 민간 지방보조금(국·도비 보조사업 포함) 집행에 대한 시 자체 특정감사를 지금까지 단 2차례만 실시한 것으로 파악돼 감사팀 기능 강화 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사실은 경주시 산하 야구단체 등 체육회뿐만 아니라 시가 지난해 3838곳(개인 제외, 2022년 기준)의 시비매칭 국고보조금 지원단체 중 문화관광체육(종무, 체육회, 향교, 극단 등) 분야 237곳에 지급된 2150억여 원(1143건)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특정감사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13일 경주시에 따르면 시 지방보조금 감사는 앞서 2018년 1차례 실시됐으나 사실상 문서로 된 자료가 없고, 지난해 시 산하 5개국 가운데 문화관광국 1곳의 특정감사를 통해 허위 수령과 서류 조작 등 각종 부정행위 사례 5건(부서별 중복 지적)을 처음 적발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는 해당 부서와 민간단체에 대해 보조금 환수와 형사고발,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 없이 ‘주의’ 등 계도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단 1차례 실질적으로 결과를 도출한 이번 특정감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말도 안 되는 정치 보조금은 없애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던 이유로 실시됐다.경주시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보조금에 대해 강조한 것도 있고 해서 실시했다”면서 “6년 전 감사를 1차례 실시 한 적 있지만 감사 결과 등 문서상 기록된 건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력 한계로 1년에 1개 사무기구(4개 팀)밖에 조사할 수 없어 시 감사업무의 한계점이 있다”며 “직원들이 2년 혹은 3년의 순환 근무로 산하 5개국(41개 과)과 직속 기관, 사업본부, 사업소, 4개 읍 8개 면 11개 동에 대한 특정 감사를 매년 단계적으로 실시하려면 5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경주시가 인력 한계 등으로 자체 감사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점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자체 특별감사한 기록이 단 1차례뿐이라는 사실은 그동안 시민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경주시의 폐쇄적인 행정 편의주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 문제는 문화관광국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 민간 이전 경비에 대한 비위나 부정 여부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5년 뒤 감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모양새여서 실효성 있는 행정 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주시 청렴감사관실은 현재 16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으나 실제 특정감사에 투입되는 인원은 4명뿐이어서 인력부족을 채우기 위해 ‘시민감사관(임기 2년)’ 제도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시 홈페이지에 ‘지방보조금 신고센터’를 신설했다. 하지만 시민감사관의 보조금 관련 제보 실적은 단 1건도 없으며, 지방보조금 부정수급 신고 역시 지난해 12월 1건이 신고됐으나 보조금과 무관한 게시글로 파악되는 등 홍보 부족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경주시는 이렇듯 감사 인력이 부족해 부실 감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올해는 민간 이전 경비 2203억여 원(1140건, 국도비 포함)에 대해 경제산업(상의, 기업, 상인회, 시장 등 169곳), 농림축산해양(농협, 수협, 축협, 작목반, 영농조합, 어촌계, 음식점 등 892곳), 사회복지(장애인협회, 노인회, 보훈단체, 어린이집 등 1597곳) 등 분야 가운데 타깃을 정해 감사에 돌입한다. 한순희 시의원은 “문화관광국 체육진흥과에 대한 총체적 감사에 착수할 것이며, 추가로 청렴감사관실의 자체 감사에 대해서도 의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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