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때도 버텼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장사가 안되는 수준을 넘어 유통단지를 찾는 사람 자체가 보이지 않습니다.”남성곤 대구종합유통단지 전자상가 이사장은 현재 상황을 역대 가장 심각한 위기로 진단했다. 경기 침체에 소비 방식까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성장한 유통단지의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남 이사장은 “전자상가 2·3층은 온라인 판매업이나 사무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1층은 물건을 펼쳐놓고 팔 수 있는 품목이 줄어 버티기 어려워졌다”며 “오후 6시가 되면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사람도 돈도 돌지 않는 유통단지위기는 전자상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유통단지 내 식당들은 종업원을 줄이고 배달까지 중단하고 있다. 장사가 안되면 인원을 줄이고 그래도 버티지 못하면 문을 닫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대구종합유통단지는 전자·전기·공구·섬유 등 7개 공동관이 모여 있다. 다양한 품목을 한곳에 갖춘 것이 강점이지만 점포 소유가 개별화돼 있어 대규모 업종 전환이나 통합 개발은 쉽지 않다.섬유관이 대형 생활용품점 입점을 추진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남 이사장은 행정 지원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상인들도 온라인 판매와 공동 마케팅 등 달라진 소비 방식에 맞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모든 해답을 만들어줄 수는 없다”며 “상인들도 기존 판매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시장 변화에 맞춰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도시철도 4호선이 마지막 희망”남 이사장은 유통단지 침체를 키운 가장 큰 원인으로 교통 불편을 꼽았다. 엑스코와 대형 집단상가가 모여 있지만 도시철도 접근성이 떨어져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그는 “대구를 대표하는 전시장인 엑스코가 정작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가장 불편하다”며 “상인들이 마지막 희망으로 기대했던 엑스코선마저 일정과 노선이 뒤틀리면서 상실감이 커졌다”고 말했다.서문시장이 도시철도 3호선을 통해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것처럼 유통단지도 교통망이 뒷받침돼야 상권 회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유통단지 측은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북구파크골프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검단지역 파크골프장 증설과 전국대회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선수와 가족, 동호인들을 유통단지의 식당과 상가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숙박시설 부족은 과제로 남는다. 남 이사장은 교통이 개선되면 숙박과 상업시설에 대한 민간 투자도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지금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1층 매장을 중심으로 공실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상인들도 변해야 하지만 유통단지와 엑스코를 잇는 도시철도 4호선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유통단지의 존립 방향이 갈리는 고비”라며 “사람을 다시 불러올 마지막 희망이 도시철도라는 점을 행정과 지역사회가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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