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포항지사가 발주한 총사업비 128억원 규모의 대형 공공 공사 현장에서 25t 덤프트럭이 전복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발주처와 시공사는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나 몰라라’ 식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흙 하차 중 25톤 덤프트럭 전복…운전자 천만다행으로 목숨 건져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달 22일 오전 7시 30분경 포항시 남구 연일읍 생지리 일원에서 진행 중인 ‘어미지구 배수개선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토사(사토)를 운반하던 25t 덤프트럭이 사토 반출지(구룡포읍 성동리 일원)에서 토사 하차 작업 중 중심을 잃고 측면으로 전복됐다.사고 당시 차량 조수석 방향으로 엎어지며 조수석 창문이 깨지면서 운전자가 바닥으로 튕겨져나오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운전자는 가까스로 중상을 면하는 화를 피했지만, 등 부위와 얼굴 등에 부상을 입고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다. 피해 차량은 프레임과 적재함 등이 심각하게 파손되어 폐차 수순을 밟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현장 신호수 부재, ‘수분 함유 토사’ 방치가 화 불러제보 내용과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현장 안전 관리 소홀과 토사 특성에 대한 사전 고지 누락으로 지적된다.덤프트럭이 토사를 하차하는 사토장에는 차량 진입과 하차를 안전하게 인도해야 할 안전 수신호원이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덤프트럭 적재함에 실린 토사는 수분이 다량 함유된 이른바 ‘젖은 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수분을 머금은 토사는 적재함을 올릴 때 일절 떨어지지 않고 상단에 붙어 있다가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며 차량을 그대로 덮쳐 전복시키는 전형적인 위험 요인이었다.그럼에도 시공 및 현장 관리 측은 운전자에게 토사의 위험성을 미리 알리거나 주의 지침을 전달하지 않았다.◇“우린 하청 줬으니 책임 없다”…발주처·시공사 ‘책임 핑퐁’문제는 사고 발생 이후 발주처와 시공사의 미온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다.해당 사업의 시행자는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시공사는 주식회사 경도, 하도급사는 세찬건설 주식회사다.총사업비만 약 128억원에 달하는 대형 공공사업이다.사고 직후 피해 차량 운전자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운송 반장 측은 “상태를 묻기는커녕 차량을 빨리 치우지 않으면 일을 못 준다”며 핀잔을 주는가 하면, 이후 연락을 끊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졌다.시공사 및 발주처 측 역시 “토사 반출지 및 하차업체와 계약을 맺었을 뿐, 토사가 현장을 나간 이후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법적·문서상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농어촌공사 담당자 또한 초기 상황 보고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공사와 하청업체 간의 문제라며 손을 떼는 모습을 보였다.피해자는 차량 파손으로 당장의 생계 수단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처리마저 고소·고발 절차를 거쳐 산재위원회 조사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처지에 놓여 2중고를 겪고 있다.◇관행적 안전불감증과 공공기관 감독 부실 비판 피하기 어려워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대형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사토장 등 외곽 현장에서는 수신호원 미배치 등 기본적인 산업안전보건법 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사고 발생 시 하도급 구조 뒤에 숨어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시공사와 발주처가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하루아침에 생계 터전을 잃은 트럭 운전자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경북일일신문은 한국농어촌공사 본부 감사실 및 관련 지사에 해당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 및 사후 조치에 대한 정식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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