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문학박사 金恩景   이 사는 약 소성(紹聖) 4년(1097) 봄 3월 처음 침주(郴州, 지금의 호남성)에 도착했을 때 적은 작품이다. 사인은 당파 갈등으로 폄적을 당해 멀리 침주로 유배되어 정신적으로 크게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이 사를 지어 감개를 토로했다. 사의 상단은 유배자 중 고독하고 처량한 환경을 묘사하고 하단은 현실을 기반으로 시작해 멀리 떨어진 친구가 정성껏 안부를 보내고 위로해 주는 것을 적었다. 섬세하고 완곡한 문체로, 실의에 빠진 인간의 괴로움과 한탄의 감정을 표현하였으며 현실 정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踏莎行 답사행tàshāxíng郴州旅舍 침주 객사에서chēnzhōu lǚshè 秦觀 진관 Qín Guān霧失樓臺, wù shī lóu tái, 안개 자욱하여 누대는 사라지고月迷津渡. yuè mí jīn dù. 달빛 희미하여 나루터 보이지 않네.桃源望斷無尋處. táo yuán wàng duàn wú xún chù. 도원(桃源)을 바라보아도 찾을 길 없구나.可堪孤館閉春寒, kě kān gū guǎn bì chūn hán, 외로운 객사에 갇혀 봄추위를 어찌 견딜까?杜鵑聲裏斜陽暮. dù juān shēng lǐ xié yáng mù.두견새 소리에 석양은 저무네.驛寄梅花,yì jì méi huā, 역에서 매화를 보내고,魚傳尺素. yú chuán chǐ sù. 물고기에 서신을 전해왔네.砌成此恨無重數. qì chéng cǐ hèn wú zhòng shù. 쌓이는 이 한은 셀 수가 없네.郴江幸自繞郴山, chēn jiāng xìng zì rào chēn shān, 침강은 본래 침산을 돌아 흐르거늘,爲誰流下瀟湘去. wèi sheí liú xià xiāo xiāng qù. 뉘를 위해 소상(瀟湘)으로 흘러가는지.① 踏莎行(답사행) : 사패명. 이 사는 쌍조이며 58자, 전후단 각 5구, 3측운이다.② 郴州(침주) : 지금의 호남성 침주시(湖南省 郴州市)③ 霧失樓臺(무실누대) : 저녁 안개가 자욱해 누대가 안개 속으로 사라짐.④ 月迷津渡(월미진도) : 달빛이 흐려 나루터가 사라져 보이지 않음.⑤ 桃源望斷無尋處(도원망단무심처) : 아무리 찾아봐도 이상속의 도화원은 보이지 않음. 桃源(도원)은 진(晉)나라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나온 말로, 생활이 안락하고 이상에 부합하는 장소를 가리킴. 無尋處(무심처)는 찾지 못하다.⑥ 可堪(가감) : 어찌~견딜 수 있겠는가, 견뎌내지 못하다, 참아내지 못하다⑦ 杜鵑(두견) : 새 이름. 새소리가 마치 사람이 “불여귀거(不如歸去)”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전해오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함.⑧ 驛寄梅花(역기매화) : 남조 북위(北魏) 육개(陸凱)의 시《증범엽시(贈范曄詩)》“매화꽃 가지 꺾어 역의 관리 만나, 강북 사는 벗에게 보낸다. 강남에는 보낼 것이 없어, 매화꽃 한 가지의 봄을 부친다(折花逢驛使,寄與隴頭人. 江南無所有,聊寄一枝春.)”가 있음. 이 곳에서는 작가가 자신을 범엽(范曄)에 비유해 먼 곳에서 온 안부를 받은 것을 표현함.⑨ 魚傳尺素(어전척소) : 옛날에는 우편물이 쉽게 손상돼 사람들이 우편물을 상자에 넣고 상자에 물고기 모양을 새겨 보기에도 좋고 휴대하기도 편리했다. 동한(東漢)의 채옹(蔡邕)이 쓴 시《음마장성굴행(飲馬長城窟行)》“나그네 먼 곳에서 와, 잉어 두 마리를 내게 주네. 아이를 불러 잉어를 삶으라 하니, 그 속에 비단편지 들어 있네(客從遠方來,遺我雙鯉魚. 呼兒烹鯉魚,中有尺素書.)”가 있음. “魚傳尺素(어전척소)”는 편지를 전달하다는 의미가 됨. 이곳에서는 벗들의 안부를 받았다는 뜻을 표현함. 砌(체) : 쌓다. 無重數(무중수) : 다 셀 수가 없음. 爲誰流下瀟湘去(위수유하소상거) : 침강(郴江)도 오로움을 견디지 못하는데 하물며 사람이랴. 위수(爲誰)는 왜. 소상(瀟湘)은 수소(瀟水)와 상수(湘水), 호남(湖南)에 있는 두 강이 합쳐진 후 상강(湘江)이라고 하고 또 소상(瀟湘)이라고도 한다. 소성(紹聖) 4년(1097) 봄 진관은 침주(郴州)에서 이 사를 지어 유배 후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슬픈 필치로 유배지의 황량함과 고독한 생활을 묘사하는 한편 유배에 대한 원망을 나타냈다. 마지막 두 구에 대해 소식(蘇軾)은 “진관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만 명의 목숨이 있다 한들 어찌 되찾을 수 있으리오(少遊已矣,雖萬人何贖!)” 라고 칭찬했고, 왕국유(王國維)는 《인간사화(人間詞話)》에서 “소유의 사경(詞境)이 가장 애절한데, ‘외로운 객사에 갇혀 봄추위를 어찌 견딜까? 두견새 소리에 석양이 저무네’는 처량하고 처절하기까지 하다. 소식이 이 사의 마지막 두 구절을 칭찬한 것은 오히려 피상적이다”(少遊詞境最爲悽惋. 至’可堪孤館閉春寒, 杜鵑聲裏斜陽暮’ 則變而淒厲矣. 東坡賞其後二語, 猶爲皮相.)라고 견해를 달리 했는데, 이 두 구절의 의미가 ‘너는 본래 고향에서 잘 지냈는데 무엇하러 굳이 혼탁해 빠진 벼슬 세계에 나가서 고생을 자초했는가?’이므로 소식이야말로 진관의 지음(知音)으로, 진관의 ‘정치적 풍랑에 기초해 발생한 감개’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공명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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