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길이 뚫린다는데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있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경북 포항시 북구 양학동(법정동)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현재 10여 개의 아파트와 대형마트가 몰려있다. 이 지역에는 158,940세대가 살고 있고 그중 아파트는 9,671세대다. 현재 주민들이 이용하는 진입로는 현재 4차선 도로 하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에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신축 아파트인 ‘포항자이 애서턴 자이’가 분양을 마치고 내년 5월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 3,000 세대 규모다. 주민들은 “4차선 도로가 미어터질 게 뻔한데 누가 이 동네 아파트를 사고 싶겠느냐”면서 “그 생각만 하면 한여름처럼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하소였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체 우회도로를 건설 중이다. 포항시와 건설사 측은 길이 뚫리면 교통 체증이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입주는 코앞인데 아직 도로 공사를 위한 보상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절반 정도 진척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을 닦는다 해도 문제다. 신규 도로가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까닭에 외지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아니면 실효성이 없다.    한 주민은 “포항을 생활 근거지로 하는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잘라 말했다.주민들의 복장을 터트린 대목은 따로 있다. 신축 아파트 옆으로 도로를 냈으면 될 것이라는 것. 신규 아파트 뒤편의 교육청 부지만 매입하면 포항의료원으로 향하는 도로를 낼 수 있었다.    포항시는 어쩐 일인지 교육청과 협의는커녕 허가에만 급급해 실효성도 없는 쪽으로 도로른 내는 것으로 결정했다. 도로 건설 비용은 300억, 건설사에서 기부 채납을 하기로 한 상황이다.   그 외에도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들어서는 사거리에 지하차도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인근 주민들은 “대체 도로 닦는데 드는 돈이 300억이라는데, 그 돈으로 지하차도를 만들었다면 체증 문제가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건축 전문가들은 “대체 도로니 기부채납이니 그럴듯해 보이는 대책은 세웠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행정수요 예측도, 기반 시설도 안 갖춘 상태에서 부랴부랴 허가를 내준 정황이 역력하다”면서 “이번에도 포항시의 ‘독주 행정’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정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는 재산상의 손실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이 결코 가만히 두고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