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질(辛棄疾, 1140~1207)이 40세 되던 순희 기해년(1179)에 조정에 명을 받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던 그는 호북전운부사(湖北轉運副使)에서 호남전운부사(湖南轉運副使)로 전임되었다. 그는 본래 공을 세우고 업적을 쌓으려 했으나 호북 지역에서 막료로 지내는 것을 그의 뜻과 맞지 않았다. 호남으로 전임되었으나 여전히 작은 관직을 맡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현실은 국토수복의 포부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 것이다. 호남으로 가기 전 동료 왕정지(王正之)가 산정(山亭)에서 주연을 열어 송별하니 감개무량해 하며 이 사(詞)를 지었다. 摸魚兒 모어아mō yú ér淳熙己亥, 自湖北漕移湖南, chún xī jǐ hài, zì hú běi cáo yí hú nán, 同官王正之置酒小山亭, 爲賦.tóng guān wáng zhèng zhī zhì jiǔ xiǎo shān tíng, wéi fù.순희 기해년에 湖北漕司에서 湖南으로 이직하게 되어 동료인 王正之가 小山亭에서 주연을 베풀어 이 사를 짓다.辛棄疾 신기질xīn qì jí更能消、幾番風雨. gèng néng xiāo、jǐ fān fēng yǔ.어찌 몇 번의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나.悤悤春又歸去. cōng cōng chūn yòu guī qù.분주히 봄은 또 돌아가네.惜春長怕花開早, xī chūn cháng pà huā kāi zǎo,봄을 아껴 꽃이 일찍 필까 항상 걱정인데,何況落紅無數. hé kuàng luò hóng wú shù.하물며 꽃이 무수히 떨어지니.春且住. chūn qiě zhù.봄아 잠시만 머무르렴.見說道、天涯芳草無歸路. jiàn shuō dào、tiān yá fāng cǎo wú guī lù.듣자니 하늘 끝까지 방초라 돌아갈 길 없다던데.怨春不語. yuàn chūn bú yǔ.원망스럽게도 봄은 말이 없어라.算只有殷勤, suàn zhī yǒu yīn qín,생각컨데 단지 은근히,畵檐蛛網, huà yán zhū wǎng,처마의 거미줄만이盡日惹飛絮. jìn rì rě fēi xù.하루 종이 흩날리는 버들개지 붙잡는다.長門事, zhǎng mén shì,장문의 일,準擬佳期又誤. zhǔn nǐ jiā qī yòu wù.분명히 좋은 시기 또다시 잘못되려 하니. 蛾眉曾有人妒. é méi céng yǒu rén dù.아름다운 여인은 이미 질투하는 사람이 있어서라네.千金縱買相如賦, qiān jīn zòng mǎi xiàng rú fù,천금으로 설령 사마상여의 부를 살지라도,脈脈此情誰訴. mò mò cǐ qíng shuí sù.가득한 이 정을 누구에게 말할지.君莫舞. jūn mò wǔ.그대 춤추지 마오.君不見、玉環飛燕皆塵土. jūn bú jiàn、yù huán fēi yàn jiē chén tǔ그대는 보지 못했는지, 옥환도 비연도 모두 먼지가 되었거늘.閑愁最苦. xián chóu zuì kǔ.괜한 근심이 가장 괴롭거늘.休去倚危欄, xiū qù yǐ wēi lán,높은 누대 난간에 기대서지 말아야지,斜陽正在, xié yáng zhèng zài,석양이 바로 저기,煙柳斷腸處. yān liǔ duàn cháng chù.안개 자욱한 버드나무 애끊는 곳 비추네.① 淳熙己亥(순희기해) : 순희는 송 효종의 연호, 순희는 간지의 하나, 1179년.② 漕(조) : 漕司(조사)의 약칭으로 전운사(轉運使)를 가리킴. ③ 同官王正之(동관정왕지) : 작가가 호북전운부사로 전임한 후 왕정지가 직무를 이어 받아 “同官”이라고 함. 왕정지 : 이름이 정기(正己)로 작가의 옛 친구. ④ 消(소) : 겪다. 견디다.⑤ 落紅(낙홍) : 꽃이 떨어짐.⑥ 畵檐(화첨) : 그림을 그려 장식한 처마.⑦ 飛絮(비서) : 날아다니는 버들개지.⑧ 長門(장문) : 한(漢)나라의 궁궐 명칭으로 무제(武帝)의 황후가 총애를 잃어버린 후 이곳에 유폐됨. ⑨ 蛾眉(아미) : 여인의 용모가 아름다움을 가리킴.⑩ 相如賦(상여부) : 사마상여의 ≪장문부(長門賦)≫⑪ 君(군) : 다른 사람을 질투해 환심을 사려는 사람을 가리킴.⑫ 玉環飛燕(옥환비연) : 양옥환과 조비연 모두 출중한 용모를 가짐. ⑬ 閑愁(한수) : 자신의 정신적인 우울함을 가리킴.⑭ 危欄(위란) : 높은 누대의 난간.⑮ 斷腸(단장) : 몹시 그리워하거나 비통해함을 형용함. 이 작품은 시국을 근심하고 그릇된 세태에 탄식하는 작품이다. 상단에서는 주인공이 봄날을 한없이 아쉬워하고 애석해하는 심정을 묘사하였고 하단에서는 비유법으로 작품의 완곡하면서 슬픈 듯,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듯한 분위기를 반영하였다. 표면적으로 미인이 봄을 슬퍼하고 질투 받는 것을 적었으나, 사실상 작가가 이러한 표현을 빌러 자신의 포부를 펼칠 수 없는 분개와 국가의 운명에 대한 깊은 정을 토로하였다.
신기질(辛棄疾, 1140~1207)이 40세 되던 순희 기해년(1179)에 조정에 명을 받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던 그는 호북전운부사(湖北轉運副使)에서 호남전운부사(湖南轉運副使)로 전임되었다. 그는 본래 공을 세우고 업적을 쌓으려 했으나 호북 지역에서 막료로 지내는 것을 그의 뜻과 맞지 않았다. 호남으로 전임되었으나 여전히 작은 관직을 맡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현실은 국토수복의 포부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 것이다. 호남으로 가기 전 동료 왕정지(王正之)가 산정(山亭)에서 주연을 열어 송별하니 감개무량해 하며 이 사(詞)를 지었다.
摸魚兒 모어아 mō yú ér
淳熙己亥, 自湖北漕移湖南, chún xī jǐ hài, zì hú běi cáo yí hú nán, 同官王正之置酒小山亭, 爲賦. tóng guān wáng zhèng zhī zhì jiǔ xiǎo shān tíng, wéi fù. 순희 기해년에 湖北漕司에서 湖南으로 이직하게 되어 동료인 王正之가 小山亭에서 주연을 베풀어 이 사를 짓다.
辛棄疾 신기질 xīn qì jí
更能消、幾番風雨. gèng néng xiāo、jǐ fān fēng yǔ. 어찌 몇 번의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나. 悤悤春又歸去. cōng cōng chūn yòu guī qù. 분주히 봄은 또 돌아가네. 惜春長怕花開早, xī chūn cháng pà huā kāi zǎo, 봄을 아껴 꽃이 일찍 필까 항상 걱정인데, 何況落紅無數. hé kuàng luò hóng wú shù. 하물며 꽃이 무수히 떨어지니. 春且住. chūn qiě zhù. 봄아 잠시만 머무르렴. 見說道、天涯芳草無歸路. jiàn shuō dào、tiān yá fāng cǎo wú guī lù. 듣자니 하늘 끝까지 방초라 돌아갈 길 없다던데. 怨春不語. yuàn chūn bú yǔ. 원망스럽게도 봄은 말이 없어라. 算只有殷勤, suàn zhī yǒu yīn qín, 생각컨데 단지 은근히, 畵檐蛛網, huà yán zhū wǎng, 처마의 거미줄만이 盡日惹飛絮. jìn rì rě fēi xù. 하루 종이 흩날리는 버들개지 붙잡는다.
長門事, zhǎng mén shì, 장문의 일, 準擬佳期又誤. zhǔn nǐ jiā qī yòu wù. 분명히 좋은 시기 또다시 잘못되려 하니. 蛾眉曾有人妒. é méi céng yǒu rén dù. 아름다운 여인은 이미 질투하는 사람이 있어서라네. 千金縱買相如賦, qiān jīn zòng mǎi xiàng rú fù, 천금으로 설령 사마상여의 부를 살지라도, 脈脈此情誰訴. mò mò cǐ qíng shuí sù. 가득한 이 정을 누구에게 말할지. 君莫舞. jūn mò wǔ. 그대 춤추지 마오. 君不見、玉環飛燕皆塵土. jūn bú jiàn、yù huán fēi yàn jiē chén tǔ 그대는 보지 못했는지, 옥환도 비연도 모두 먼지가 되었거늘. 閑愁最苦. xián chóu zuì kǔ. 괜한 근심이 가장 괴롭거늘. 休去倚危欄, xiū qù yǐ wēi lán, 높은 누대 난간에 기대서지 말아야지, 斜陽正在, xié yáng zhèng zài, 석양이 바로 저기, 煙柳斷腸處. yān liǔ duàn cháng chù. 안개 자욱한 버드나무 애끊는 곳 비추네.
① 淳熙己亥(순희기해) : 순희는 송 효종의 연호, 순희는 간지의 하나, 1179년. ② 漕(조) : 漕司(조사)의 약칭으로 전운사(轉運使)를 가리킴. ③ 同官王正之(동관정왕지) : 작가가 호북전운부사로 전임한 후 왕정지가 직무를 이어 받아 “同官”이라고 함. 왕정지 : 이름이 정기(正己)로 작가의 옛 친구. ④ 消(소) : 겪다. 견디다. ⑤ 落紅(낙홍) : 꽃이 떨어짐. ⑥ 畵檐(화첨) : 그림을 그려 장식한 처마. ⑦ 飛絮(비서) : 날아다니는 버들개지. ⑧ 長門(장문) : 한(漢)나라의 궁궐 명칭으로 무제(武帝)의 황후가 총애를 잃어버린 후 이곳에 유폐됨. ⑨ 蛾眉(아미) : 여인의 용모가 아름다움을 가리킴. ⑩ 相如賦(상여부) : 사마상여의 ≪장문부(長門賦)≫ ⑪ 君(군) : 다른 사람을 질투해 환심을 사려는 사람을 가리킴. ⑫ 玉環飛燕(옥환비연) : 양옥환과 조비연 모두 출중한 용모를 가짐. ⑬ 閑愁(한수) : 자신의 정신적인 우울함을 가리킴. ⑭ 危欄(위란) : 높은 누대의 난간. ⑮ 斷腸(단장) : 몹시 그리워하거나 비통해함을 형용함.
이 작품은 시국을 근심하고 그릇된 세태에 탄식하는 작품이다. 상단에서는 주인공이 봄날을 한없이 아쉬워하고 애석해하는 심정을 묘사하였고 하단에서는 비유법으로 작품의 완곡하면서 슬픈 듯,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듯한 분위기를 반영하였다. 표면적으로 미인이 봄을 슬퍼하고 질투 받는 것을 적었으나, 사실상 작가가 이러한 표현을 빌러 자신의 포부를 펼칠 수 없는 분개와 국가의 운명에 대한 깊은 정을 토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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