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南宋)시대의 대표 애국 시인이자 사인인 육유(陸游, 1125~1210)는 소흥(紹興) 28년(1158) 복주(福州, 지금의 복건성 복주) 영덕현주부(寧德縣主簿)를 시작으로, 순희(淳熙) 16년(1189) 11월 파직되어 고향 산음(山陰)으로 돌아가기전까지 근 30여년의 관직생활을 지냈다. 이 기간동안 육유는 그의 고향 산음을 중심으로 가깝게는 절강성과 강소성, 멀게는 복건성과 사천성 등 여러 지역을 두루 돌아다녔다. 이 작품은 陸游의 현존하는 가장 이른 작품으로 陸游가 애통한 결혼의 비극을 겪고 그 아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육유(陸游)가 20살이 되어 시문에 능한 당완(唐琬)을 아내로 맞이해 부부의 금술을 자랑하였다. 그러나 육유의 모친이 당완을 탐탁치 않게 여겨 결혼 2년 후,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하게 된다. 그 후 당완은 조사정과 재혼을 한다. 육유가 27살 되던 해에, 산음 우적사(山陽 禹跡寺)의 남쪽 심원에 봄 놀이를 갔다가 남편과 함께 봄놀이를 나온 당완을 만나게 된다. 당시 세 사람은 비록 그들의 마음속에 각양각색의 심정이 들었지만, 예의와 풍도를 잃지 않았고 서로를 상황을 받아들인다. 釵頭鳳 채두봉chāi tóu fèng 陸游 육유Lù Yóu 紅酥手. hóng sū shǒu.그대는 부드러운 섬섬옥수.黃滕酒. huáng téng jiǔ.황등주.滿城春色宮墻柳. mǎn chéng chūn sè gōng qiáng liǔ.성안을 가득 채운 봄빛 궁벽엔 버드나무.東風惡. dōng fēng è.동풍은 사납고.歡情薄. huān qíng báo.즐거운 정은 얕아라.一懷愁緖, yī huái chóu xù,한가득 품은 시름, 幾年離索.jǐ nián lí suǒ.몇 해나 헤어져 있었는지.錯錯錯. cuò cuò cuò. 잘못이지 잘못이야 잘못했지.春如舊. chūn rú jiù.봄은 옛날과 같은데.人空瘦. rén kōng shòu.사람은 헛되이 야위었네.淚痕紅浥鮫綃透. lèi hén hóng yì jiāo xiāo tòu.붉은 눈물 흔적은 비단 손수건을 흠뻑 적셨네.桃花落. táo huā luò.복숭아꽃 떨어지니.閑池閣. xián chí gé. 한적한 누각.山盟雖在, shān méng suī zài,사랑의 맹세 여전하건만,錦書難託. jǐn shū nán tuō.편지는 보내기 어려우니.莫莫莫. mò mò mò. 말아야지 말아야지 그만 둬야지.① 紅酥手(홍수수) : 여성의 발그레하며 윤이 나고 보드랍고 매끄러운 손② 黃滕酒(황등주) : 또 다른 이름은 黃封酒. 黃紙(황지)와 黃絹(황견)으로 항아리의 입구를 봉한 것으로 그 품질이 우수함을 나타냄 ③ 宮墻(궁장) : 남송은 소흥을 제2의 수도로 삼아 소흥에 둘러진 담장을 궁장이라 부름④ 東風(동풍) : 이 작품에서는 육유의 모친을 가리킴⑤ 一懷(일회) : 가슴에 꽉 차다, 가슴에 맺히다는 뜻⑥ 離素(이소) : 이별, 헤어짐. 소(素)는 “산(散)”의 의미 鮫綃(교초): 신화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남해에 “교인(鮫人)”이 있었는데, 해저까지 잠수해 “교초사(鮫綃紗)”라고 함. 이곳에서는 손수건을 미화적 표현함 ⑧ 山盟(산맹) : 산맹해서(山盟海誓)란 말을 자주 사용함. 사랑을 굳게 맹세함.⑨ 錦書(금서) : 비단에 적은 편지. 일종의 미화적 표현.작품의 상단에서는 지난날의 아름다운 사랑을 회상하며 이별의 아픔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첫 세 구절은 과거 당완과 함께 심원에 놀러갔을 때의 아름다운 광경을 회상하고 있다. 붉은 손은 당완이 성심성의껏 잔을 기울일 때의 아름다운 자태를 썼을 뿐만 아니라 금슬 좋은 부부의 다정함과 결혼생활의 행복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했다. `동풍악(東風惡)` 은 당완과 이혼한 후 괴로운 심경을 표현했다. 본래 동풍은 대지를 되살려 만물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만, 세차게 불면 봄의 모습을 해칠 수도 있다. 가슴 가득 근심을 품고 이별한 몇 년 동안 수심이 가득하니, 흐드러진 봄꽃이 야속한 동풍에 짓눌리는 듯하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으로 부인과 결별하게 되었는지 명쾌하게 말할 수 없지만 현실이 원망스럽다.하단에서도 여전히 애통한 심정을 표현했다. 하루 종일 눈물로 얼굴을 적실뿐만 아니라 눈물이 다해 피로 이어지니 그 원한의 깊음을 표현했다. 복숭아꽃이 시들고 정원이 썰렁한 것은 사물의 변화이지만 사람의 변화는 더 크다. 복숭아꽃처럼 아름답고 예쁜 당완도 무자비한 동풍에 시달려 수척해졌고, 자신의 심경도 쓸쓸하다. 비록 자신의 사랑이 바위처럼 변함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순수한 마음은 표현하기 어렵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고, 분명히 사랑할 수 없는데도 이 사랑을 끊을 수 없다. 그 순간 사랑, 미움, 아픔, 원망, 게다가 당완의 초췌한 얼굴과 슬픈 정을 보고 생겨난 연민의 정이 일고 만감이 교차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다시금 가슴을 뚫고 나와 침통한 탄식 속에 작품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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