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이철우 경북도지사 규탄한다`, `저급한 SNS활동 중단하라`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이 20일과 24일에 내놓은 ‘논평’이다. 도당이 이 도지사가 내놓은 “반국가세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내란’으로 규정하고 탄핵을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논리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국민이 탄핵을 찬성하므로 이 도지사가 언급한 ‘반국가 세력’은 곧 ‘국민’이라는 결론이다. 이에 이철우 도지사가 느닷없는 카드를 끄집어 냈다. ‘선생님’. 이 도지사는 수학 교사 출신이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생님’처럼 문제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측의 주장 중에서 ‘핵심 중의 핵심’을 쏙 뽑아 문제로 출제했다. 우선 아전인수식 해석을 콕 집어서 저격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사회에 암약하는 반국가세력이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는 이철우를 규탄한다고 해석하는 민주당은 어떤 상태일까요?” 질문에 대한 답은 객관식으로 고르도록 했다. 보기 2개를 내놓았다. 보기1 -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보기2 -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찔린다.’아이들에게 하듯 친절하게 본인들의 과오와 착각을 깨닫도록 유도한 것이다. 아이와 어른을 어떻게 구별할까? 말 씀씀이에서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입맛’과 ‘밥맛’이라는 말이 있다. 식탁에 앉아서 썩 식욕이 동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밥맛’이 없다고 하고 어른은 ‘입맛’이 없다고 한다. 입에 들어가는 밥이 맛이 없다면 “밥맛이 없다”는 게 맞지 않을까? 아니다. 똑같은 밥이라도 기분과 형편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매일 같이 진수성찬을 먹는 이에게는 최고급 코스요리에도 평범한 음식이다. 사흘 굶은 사람은 꽁보리밥에 된장을 발라줘도 고기보다 맛있게 먹는다. 요컨대, 혀가 느끼는 ‘맛’은 먹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 상황에 따라 사뭇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내 놓은 논평은 “밥맛 없다”고 하는 아이들처럼 자기중심적인 시각이다. 세상을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이 없다. 논리도 없다. 오로지 내 기준과 편협한 논리에 충족되지 않으면 ‘아니다’라고 한다. 초콜릿을 먹은 아이에게 곶감을 먹이면 ‘쓰다’고 말할 것이다. 방금 콜라를 먹은 아이에게 단술이 달게 느껴질까. 아이들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한다. 특히 아집에 사로잡힌 아이는 ‘내로남불’의 화신이다. “나는 맞고 다른 사람은 다 틀렸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댄다. 해서 ‘입맛’은 대개 점잖게 쓰이지만 ‘밥맛’은 때로 욕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밥맛이야”하고 말해보라. 따귀 맞을 수도 있다.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의 논평을 접한 이 도지사의 표정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제가 선생님 출신’이라는 한 마디에 다 담겨있다. 그들의 논평을 읽으면서 책상에 줄 긋고 지우개 넘어왔다고 짝꿍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채는 아이들을 맞닥트린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옛말에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했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선생’의 심정을 다시금 느꼈으리라. 어느 시인은 절규하며 부르짖었다. “껍데기는 가라!”이 선생님은 도지사실에서 홀로 몸서리치며 “애들은 가라”고 외쳤을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경청하는 아이들 빼고, ‘내로남불 금쪽이’들은 모두 썩 물러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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