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3,500만원, 추징금 3,700만원 선고받았다. 법정 구속은 면했다. 임 교육감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항소한다면 2심과 대법원판결 전까지 ‘교육감’ 감투를 계속 쓰고 있을 수 있다. 임 교육감 입장에서는 제법 근사한 전략일 것이다.   권력에 취한다는 말이 있다. 왜 취할까? 권(勸)이라는 글자를 깊이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공자는 공부와 도(道), 원칙, 권의 관계를 설명한 적이 있다. 공부가 가장 큰 테두리고 그 아래 도, 그 밑에 원칙, 원칙 아래에 ‘권’을 두었다. 도와 원칙은 국민의 뜻과 국가가 정한 기준에 해당할 것이다. 원칙과 법규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없다. 구체적인 부분에서 ‘권’이 필요하다. 누군가 최종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판단’ 혹은 ‘융통’에 대한 권한이 단체의 수장에게 주어진다. 최종 결정을 자주 하다 보면 권력에 익숙해진다. 어느새 권력에 취하는 것이다. 권력에 취한 사람은 술에 취한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자제력이 사라진다. 술에 취하면 평소엔 소심하던 사람도 과감한 말을 함부로 뱉는다. 해서는 안 될 말이나 행동을 스스럼없이 저지른다. 눈에 뵈는 게 없다. 때로 부모도 몰라본다. 권력에 취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조심성이 없어지고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있을 때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그것이 원칙과 도에 어긋나는 것이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온전한 이성이라는 브레이크가 사라진 때문이다.   부끄러움도 없어진다. 술 취한 사람은 실없이 웃다가 꺼이꺼이 통곡하다가 옷을 훌러덩 벗기도 한다. 권력이 취한 사람도 다르지 않다. 불법과 꼼수를 동원해 사람을 부리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아랫사람들이 앞에서는 ‘님’ 붙여가면서 공손하지만 뒤에서는 비웃는다는 걸 알면서도 얼굴을 붉히는 법이 없다. 권력의 취기가 염치를 덮어버리는 까닭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독성이다. 술을 끓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병원에 가보면 안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 중독을 확인해보고 싶으면 법원으로 가보라. 술꾼이 “술을 끊었다”는 선언과 입원을 반복하듯이, ‘권력 중독자’도 마찬가지다. 권력의 맛을 잊지 못하 선(道)을 넘었다가 재판정으로 불려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임 교육감 역시 권력 중독을 이겨내지 못한 끝에 법원에 끌려가는 신세가 됐다. 술에 취한 상태도 운전대를 잡을 때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신호와 속도제한은 가볍게 무시하고 접촉하고에 크게는 살인을 일으키기도 한다. 권력에 취한 사람이 ‘운전대’를 잡으면 그보다 위험한 경우가 없다. 그가 운전대를 잡은 단체는 갈지 자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내기도 한다. 때로 전복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취한 운전자 때문에 단체가 쑥대밭이 되는 것이다. 최근 경북 교육청에서 다양한 비리 혐의가 불거지고 흉흉한 소문이 흘러나온 것은 교육감의 ‘만취 운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임 교육감의 ‘음주운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까지 그의 ‘음주운전’은 계속될 것이다. 그가 얼마나 정확하게 신호와 속도제한을 지킬지 장담할 수 없다. 옆에서 멱살을 틀어잡고 말리지 않으면 차가 전복되고 사람이 상하는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불안하다. 경북 교육청이, 경북 교육이, 대구경북의 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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