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 선거를 앞둔 지역 분위기가 묘하다. 아직 공식적인 선거 일정조차 시작되지 않았는데, 지역 사회에서는 벌써부터 한숨이 먼저 나온다. 이유는 단순하다. 포항을 살리겠다는 말보다, 누가 무엇을 차지할지에 대한 움직임이 더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정책은 아직인데 계산은 이미 시작됐다. 출마 예정자들은 저마다 조용히 움직인다. 그러나 그 조용함 속에는 묘한 소음이 섞여 있다. 누가 앞서는지, 누가 주목받는지, 누가 중심에 서는지에 대한 신경전이다. 포항의 미래보다, 자신의 순서가 더 중요해 보이는 장면이 반복된다.
최근 한 중학교 동창회에서 벌어진 일은 이런 분위기를 압축해 보여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장면을 두고 “포항시장 선거 예행연습”이라는 말이 나왔다. 웃지 못할 농담이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당 동창회는 오랜 기간 회장을 맡을 인물을 찾지 못해왔다.
논란의 중심은 A씨. 이 동창회는 A씨에게 여러 차례 회장직을 맡아 줄 것을 부탁했지만, 본인은 끝내 고사해 왔다는 후문이다. 결국 동창회는 지난해 말, 지역 인사들의 모임인 ㅇㅇ화에서 의견을 모아 B씨를 회장으로 추대키로 하고 본인 B씨 또한 그럴 것을 약조했다. 전임 동창회장이자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인 C씨 역시 이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B씨는 조직 인선과 운영 구상을 마치고 정기총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기총회는 절차를 확인하는 요식행위 자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정기총회 당일 지난 17일경 분위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정기총회 당일 참서자들에따르면 그동안 회장직을 사양해 왔던 A씨가 지역 일명 어깨등 다수의 동문과 함께 출마를 선언했고, 선거 결과는 뒤집혔다. 준비된 흐름이라 믿었던 쪽은 허를 찔렸다. 총회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동문 사회에는 씁쓸한 기류만 남았다.
이 과정을 지켜본 지역 인사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동창회 자리에서도 이런데, 시정을 맡기겠다는 사람들의 행태는 다르겠느냐”는 것이다. 명분은 말로 남고, 실제 움직임은 계산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지적이다.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들은 하나같이 포항을 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마주하는 장면은 다르다. 공공의 자리마저 개인의 이해관계가 앞서는 모습, 작은 자리에서도 드러나는 권력 의식이 선거판을 앞두고 그대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다만 시작도 전에 드러난 이 장면들은 묻는다. 포항을 위한 출마인지, 출마를 위한 포항인지를 말이다. 그 질문 앞에서 시민들의 한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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