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기존 사업 263억원을 감액하면서도 대형 계속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550억원의 지방채를 새로 발행하기로 해 재정운용의 우선순위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전체 지방채 가운데 400억원이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에 집중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는 지난 1일 시의회에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다. 추경 규모는 기존 3조2천480억원에서 810억원 늘어난 3조3천290억원이다. 포항시는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사업을 최대한 억제하고 기존 사업의 시급성과 집행 가능성을 다시 검토해 263억원을 감액했다고 밝혔다. 경상경비와 집행잔액, 사업 포기분도 조정했다. 시책업무추진비를 일괄 5% 삭감하는 등 자체적으로 확보한 재원도 137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시는 기존 계속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며 지방채 55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지방채 사용처는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 400억원,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 100억원, 환호공원 공영주차타워 건립공사 30억원, 생활체육인 전용파크 조성 20억원 등 모두 4개 사업이다. 이 가운데 국제전시컨벤션센터 한 곳에 투입되는 400억원은 전체 지방채의 약 72.7%를 차지한다.포항시는 지방채 발행이 신규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정난을 이유로 일부 사업을 줄이면서 다른 대형 투자사업에는 빚을 내 재원을 투입하는 만큼 사업 간 우선순위를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특히 포항시는 최근 자체 세입 감소와 법정·의무지출 증가, 공모사업 확대에 따른 지방비 부담, 대규모 투자사업과 시설 증가에 따른 운영·유지관리비 누적 등을 재정 악화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주차타워 등 시설사업을 지방채로 계속 추진할 경우 준공 이후 운영·관리비가 또 다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항시는 이에 따라 내년도 본예산부터 법정·의무경비와 필수경비를 우선적으로 편성하고 가용재원을 벗어난 신규 투자사업은 보다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고금리 지방채의 조기 상환과 저금리 지방채로의 차환도 검토한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 550억원의 추가 지방채를 발행하는 만큼 향후 상환계획과 이자 부담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추경에서 삭감된 263억원의 세부 내용이다. 포항시가 어떤 사업을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어떤 사업은 지방채까지 발행해 유지하기로 결정했는지를 비교해야 이번 세출 구조조정이 실제 민생과 시민안전을 우선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시가 제출하는 감액사업 목록과 지방채 금리·만기·연도별 상환계획, 발행 후 전체 채무 규모 등이 이번 재정 대책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난 속에서 `얼마를 줄였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무엇을 줄였고, 무엇을 빚까지 내서 지키기로 했느냐는 점이다. 포항시의 이번 추경 역시 이 기준에 따른 검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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