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전체 예산 규모가 최근 4년 동안 20% 넘게 늘었지만 정작 자체 세입은 줄고 재정자립도는 2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채 잔액도 크게 늘면서 포항시가 추가 지방채 발행과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겉으로는 살림 규모가 커졌지만 실제로 시가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오히려 약화된 셈이다.포항시는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박재관 자치행정국장 주재로 기자브리핑을 열고 재정 정상화 및 조직개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박 국장은 현재 상황을 두고 "시 재정이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고강도 재정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포항시에 따르면 시 전체 예산은 2022년 2조5천342억원에서 올해 3조880억원으로 5천538억원 늘었다. 4년 만에 약 21.8% 증가한 규모다.특히 같은 기간 복지예산은 7천653억원에서 1조629억원으로 2천976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약 38.9%로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 가파르다.문제는 시 자체 살림살이다.재정자립도는 2022년 27.0%에서 올해 19.99%로 7.01%포인트 떨어졌다. 자체 세입 역시 6천23억원에서 5천432억원으로 591억원 감소했다.전체 예산은 5천억원 이상 커졌지만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포항시가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재원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지방채 증가도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포항시 지방채 잔액은 2019년 말 679억원에서 2022년 말 1천80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2천898억원까지 늘었다. 6년 사이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포항시는 재정 상황이 악화된 원인으로 복지비와 인건비 등 법정·의무지출 증가와 자체 세입 정체를 꼽았다.여기에 국·도비 확보를 중심으로 각종 공모사업을 확대하면서 이에 대응해야 하는 시비 부담이 늘었고, 대규모 투자사업과 각종 편의시설이 증가하면서 운영비와 유지관리비가 누적된 것도 재정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시는 우선 지출부터 줄이기로 했다.모든 부서를 대상으로 일반운영비와 여비,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를 10% 의무적으로 절감하고 대규모 투자사업은 재정 상황에 따라 재원 투입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다.매년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효과가 낮거나 불요불급한 사업은 축소하거나 정리하는 세출 구조조정도 추진한다.하지만 이 같은 지출 절감만으로 당장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게 포항시 판단이다.시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필수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법령과 재정지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지방채를 추가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시는 지방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향후 상환계획에 따라 채무를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문제는 지방채 추가 발행 규모와 재정 부족액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포항시는 이번 브리핑에서 재정 상황을 `벼랑 끝`이라고 진단했지만, 올해 실제 부족한 재원이 얼마인지와 추가로 발행할 지방채 규모, 지방채 발행 이후 총채무가 어느 정도까지 늘어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또 시는 2027년부터 세입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채무 상환을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밝혔지만, 세입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도 향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전체 예산이 증가하는 동안 자체 세입은 줄고 지방채가 빠르게 늘어난 만큼 재정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경상경비 절감뿐 아니라 현재의 재정 구조가 만들어진 원인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특히 국·도비 공모사업에 따른 시비 부담과 대규모 투자사업의 운영·유지관리비가 재정 악화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어떤 사업에서 얼마의 재정 부담이 발생하고 있는지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포항시가 예고한 추가 지방채 규모와 사용처, 상환계획 역시 향후 재정 정상화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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