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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출동] 포항터미널(주) 인근 상인 협의 ‘새빨간 거짓말’

포항터미널(주), 상인과 사전 협의 안 해

김나현 기자

입력 2015-02-10 19: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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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들, 그래드 에비뉴 타격 두배
 

포항터미널(주)이 추진하고 있는 ‘포항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위한 입안 제안서’를 두고 터미널 주변 전통재래시장인 남부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모두 입을 모아 “우리는 무얼 먹고 사느냐”고 호소한다. 진짜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기자에게 되묻기도 한다. 
일각에서 아직 구체화된 방안이 없으니 신중을 기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남부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그들은 법으로 대응하기 전에 아예 포항시에서 허가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구체적인 방안이 포항시에 제출된 것에 대해 놀랍고 당황스럽다는 후문이다.
입안 제안서가 시에 제출되기 전에 어떤 사전조사도 없었다는 사실이 가장 불만이다. 도시관리계획의 한 절차인 주민공청회가 일정상 구정을 쉰 다음으로 잡혀있긴 하다.
하지만 상인들은 공청회가 진정한 주민들의 의견을 담는 자리가 아닌 ‘형식적인 행정절차’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부시장 상인인 김모(56)씨는 “만약 이 계획안이 추진된다면 남부시장의 어지간한 장사집들은 다 문을 닫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안그래도 터미널 옆에 위치한 그랜드애비뉴 때문에 남부시장이 쇠퇴의 길을 가고 있는데 이 사업까지 진행된다면 우리보고 다 죽으라는 말이냐며 울상을 찌푸렸다.
주민공청회에서도 이것만큼은 안된다고 끝까지 반대할 생각이다. 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남부시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조직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큰 물건이 아니라면 그래도 이 지역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지금같은 불경기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으로 자리잡고 있는데도 남부시장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여기에 또다른 대형 복합시설물이 들어선다면 이곳은 초상집과 같을 것이다”라고 앞을 내다봤다.
이웃집에 위치한 이모(43)씨는 요즘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전통재래시장 살리기’ 운동 여파에 역행하는 방안이라고 포항터미널(주)을 비난했다. 그는 남부시장을 희생양이라고 표현했다. 포항시의 대내외적인 발전을 위해 이 사업이 구상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남부시장 상가들의 죽음을 전제로 한 허상과 허울뿐이라고 비꼬았다.
나아가 법으로 대응하기 전에 포항시에서 처음부터 이 사안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포항터미널(주)에서 제시하는 그 어떤 상생협의안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이나 대구, 부산과 같은 복합터미널을 타겟으로 잡은 거 아니냐는 의문점이 상인들 사이에 팽배했다.
또다른 상인인 이모(52)씨는 “이것마저도 포항시의 발전보다는 지역상황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제안이다”라며 “이는 분명한 모순”이라고 단정지었다.
한편에서는 KTX 포항 직통 노선 개통과 함께 포항시외버스터미널도 첨단복합시설로 새단장 한다면 포항경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살아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남부시장 상인들은 이곳에서 직접 ‘장사’해봐야 우리들 심정을 안다며 원통해했다.
이렇게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앞으로 있을 주민 공청회의 자리가 진정한 화합의 장이될지, 아니면 동상이몽의 자리가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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